우리가 처음 만난 날 - 2023년 3월 2일
저희 집에는 4살 된 말티즈 여자아이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2살 때 파양된 아이로 다견가정에서 다름 강아지들에게 왕따를 당하던 아이였어요. 강아지도 왕따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건너 건너 아시는 분이 키워달라며 아이를 건네주고 가셨죠.
처음엔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너무 당황스럽고 황당 그 자체였죠.
그 날 저희 둘째 녀석이 함께 있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 집 막둥이는 아마 없을 겁니다.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계속해서 품에 안고 있다가 그대로 데리고 오게 되었죠. 신랑한테는 아무런 말도 없이...
처음엔 반대하던 신랑에게 아기 강아지가 아니라 다른데 입양 보낼데도 없고 상처가 있는 아이라 우리 집에서 또 버림받게 되면 너무 불쌍하지 않겠냐는 아이의 눈물 어린 호소에 신랑도 결국 허락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집에 막둥이가 생겨버렸습니다.
안 좋았던 기억은 다 잊고 행복하게 살자고 예전 이름도 버리고 새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아리'라는 이쁜 이름을 온 가족, 동네 반려견 가족, 심지어 큰 아이 과외선생님까지 고심해서 지었습니다.
옆집 사는 반려견인 '보리' 이름을 따라 '보리' 동생 '아리' 너무 이쁘지 않나요!
처음 우리집에 온 날...
2.5kg의 작고 가녀린 아이였죠. 집 밖으로는 2살이 될 때까지 병원 이외에는 처음 나와보는 것이었다고...
밖에 산책로에 데리고 나가니 발걸음조차 떼지 못하며 달달 떨던 녀석이었습니다. 지금은 정말 달리기 선수입니다.
집에 와서 일주일 넘게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 혹시나 이 녀석 소리를 못 내나 걱정도 했죠.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뿐이라 그런지 자꾸만 숨는 녀석이었죠. 아무런 준비도 없이 '아리'를 데리고 와서 근처에 사는 친척언니가 집에 있는 안 쓰던 강아지 집을 선물로 주었고 그곳이 아리집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덩그러니 집만 있고 무서운지 여기서 나오지도 않고 몸을 잔뜩 웅크려 자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다른 강아지들이 밥도 못 먹게 하고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게 했었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인지 밥도 물도 잘 먹지 않더라고요.
방이 답답할까봐 거실 한편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식구들이 다 자러 들어가고 거실에 아무도 없으면 사료를 먹는 날이 일주일정도 이어졌습니다.
매일매일 산책시키고 식구들 모두가 이뻐하고 그렇게 지낸 지 일주일쯤 지났을까요? 하루는 제가 슬쩍 다가갔더니 피하지도 떨지도 않고 가만 쳐다보더니 저렇게 제 다리에 얼굴을 대고는 손을 잡고 잠이 들었어요. 이날 얼마나 감동했는지 저 눈물도 흘렸어요. 아이들에게 사진 찍어서 보여줬어요.
이때서야 아리도 우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나봐요.
이날 이후로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식구들을 문 앞에서 맞아주더라고요. 그전까지는 집 안에서 멀뚱멀뚱 쳐다만 봤거든요.
그렇게 아리는 우리 집 막둥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잘 먹어서 3.6kg까지 쪄서 체중 조절 중입니다.
이렇게 먹성이 좋은데 못 먹고 어린 시절을 보낸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지금은 이렇게 밝고 표정도 풍부해졌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워서 모르는 게 많지만 점점 배워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 집에 와준 '아리'와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기 위해 계속 배워나갈 예정입니다.
처음 강아지를 키우는 많은 초보엄마분들 함께 잘해봐요.
오늘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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